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26년의 3월.
사실 기존의 글 들에서 쓰지 않았던 약간의 우울한 이야기가 이번 글에서 좀 풀어지지 않을까 한다. 아무튼, 그 이야기를 하기 전 평범했던 일상들에 대해서 풀어보자.

미국에서 배울 수 있는 좋은 점 중에 하나는, 각 주마다 하나씩은 있는 특별한 행사를 챙기는 날이 오면 이들을 가져오는 것이다. 한중일에서는 딱히 그런 문화는 없는 것 같은데 미국은 사실상 각 주가 하나의 나라라 그런지 이런 일이 많은 듯 하다.

이 연구실의 학생들이 심심해서 만들던 Chemgirl.


외식도 한 번은 해주고요.

진짜 진짜 역대급으로 추웠던 시카고 방문.

너무 추워서 잠깐 들어간 시카고 박물관에서 뭉크 인형을 보고 사고 싶었다가 이 당시엔 안 샀다. 뒤에 올리겠지만 결국 다시 가서 삼.
이 날은 학교 분반의 사실상 동기인 S. K.을 만났다. 기계과 친구인데, UIUC로 박사를 하고 있다. 오랜만에 다시 만난 그녀지만 여전한 에너지에 감동한 날. 한인교회에서 만났던 한 어린 학생이 맛있다고 추천해준 시카고 내의 한식집 <조선옥>을 방문하고자 했다. 운전을 하던 그녀의 도움으로 방문이 가능했다. 지하철이나 버스가 잘 되어있는 시카고라서 사실 없어도 갈 순 있지만 그녀의 큰 도움으로 쉽게 도착 완료.







<조선옥>은 정말 시카고의 보석이다. 너무 좋았고 한국으로 다시 돌아간 느낌이었다. 소주가 마시고 싶었던 적은 처음. 모두 시카고를 가거나, 시카고 근처 소도시에서 오래 있어서 제대로 된 한식을 가까이에서 즐기고 싶다면, 시카고의 <조선옥>을 가보시길.

오랜만에 은서도 보고..


날은 추웠지만 사진도 찍어줬다. S. K.에 다시 감사를.. 여러모로 추운 시카고였지만 재밌는 경험은 다 해봤다.


네 그렇다고요

너무 추웠던 시카고. S. K.를 다시 만날 날을 그리며 추억을 또 하나 저장했다.

미국 스타벅스는 결제하는 음료의 가격마다 star를 적립해주는데, 100 star는 '오늘의 커피'가 무료고, 200 star는 커스텀 커피가 무료이다. 300, 400 star도 있음. 그런데 100 star 를 써도 그 위에 어떤 토핑들을 추가하더라도 오늘의 커피가 베이스라면 다 무료다. 저렇게 주문했던 예시가 한창 트위터에서 유행했기에 따라해봤다. 솔직히 개맛있었고, 바리스타들도 웃겨했기에 재밌었지만 한 번이면 족할 듯 하다.
그리고 만악의 근원, 날 잠깐 무너뜨리게 했던 층간소음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가 왔다. 때는 2026년 1월, 내가 요세미티에서 돌아오고 크리스마스를 조용하게 지나갔던 그 이후 한 백인 가정이 내 윗집으로 이사온 것 같다. 그간에서는 내 윗집에 사람이 없었어서 많이 조용했었다. (왠지 모를 음악소리가 내 unit에 울리긴 했는데.. 아직 이건 그 근원을 모르겠음. 왜냐면 이 당시에 내 윗집에 거주자가 없었는데 내 방을 포함한 모든 방에서 음악 소리가 너무 컸었다.) 그런데, 윗집의 이사 이후 정말 참기 힘든 수준의 소음이 거의 1주일 정도 지속되었다. 어린 아이들이 뛰어다니는 소리, 무거운 짐을 끄는 소리, 탕 탕하며 그 물건을 놓는 소리, 부모가 뛰어다니는 (이건 진짜 상상을 초월한다) 소리... 일주일 정도는 이사와 그 짐을 푸는 시간이겠지 하고 마음 좋은 척을 했지만 그 뒤에도 진척이 없기에 leasing office에 메일을 보냈다.


1월 10일부터 메일을 보냈는데, 윗 집에 사람이 없다는 개빡치는 말 부터 시작해서 (결국 사람이 있는데 자기들이 체크하지 못한 거였음), 자기들이 notification을 하겠다고 했지만 이를 행하지 않았다는 사실, 그리고 이들을 처리하는 느린 메일 처리 속도때문에 정신이 나갈 뻔 했다. 실질적으로 내가 이사한 날은 3월 17일 이었으니, 2달 하고도 1주일을 정신병 직전의 상황에 놓였던 것이다.
어느 날엔 진짜 참지 못하겠어서 내가 메모를 붙였었다. ChatGPT를 돌려서 최대한 상냥하게 메모를 써서 붙였는데, 돌아온 것은..

내가 써붙였던 메모를 찢고 내 문앞에 버려둔 뒤, 바닥을 진짜 개 쎄게 20초 동안 내려 꽂는 소리로 보답하더라. 이때는 내 방에 있었고, 난 천장이 무너지는 듯한 소리라고 느껴서 대피를 해야하나 싶었다. 웃음 나오는 상황도 아니었고 (이 사진을 공유한 톡방에서 웃기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이땐 그 카톡이 진짜 화가 났을 정도였다. 어디가? 대체?), 당장 이 날엔 무서워서 날 한인교회에 자주 데려다주는 Y. N. 형에게 부탁해서 하루밤을 그 가족 집에서 보냈었다. 이후 Unit transfer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사는 저 사건으로부터 약 3주 정도가 지난거라, 미국의 한참 늦는 진저리나는 행정처리 속도를 경험했다.). 아무튼 이 글을 읽는, 사우스벤드, Notre Dame에 지낼 독자가 있다면, 'The Foundry' 빌딩의 2-3층은 절대적으로 피하길 바란다. Top floor로 가라.

Leasing office에 강력하게 항의하니 2-3일 밤을 잘 수 있는 게스트 수트를 받을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방의 옵션은 2개였는데, 1. 당장 옮길 수는 있으나 2층, 즉 여전히 '윗집'이 있다. 2. 4월 15일부터 옮길 수 있으나, 4층, 즉 top floor다. 그 윗집이 crazy한지 아닌지는 본인이 판단할 수 없기에 2층을 추천한다는 담당자 라이언의 조언이 있었지만, 난 단 하루도 버틸 수 없어서 1번 옵션을 선택했다.



라이언의 진행 속도가 너무 느려서 방문까지 했다. 방문하니까 알겠다. 이 사람은 바쁘긴 하다. 정말 바쁘게 일하더라. 미안했음.



아무튼 이사 당일에도, 이사 할 방의 키를 주지 않아서 (오전부터 좀 미리 치워두려고 했는데 키를 안줘서 너무 쫄렸음. 휴가를 하루 내고 이사를 하는 거였는데, 이게 하루 안에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불안감..) 스타벅스도 방문하고 좀 서성이다가 키를 받고 이사했다. Y. N. 형님에게 무한한 감사 인사를 보낸다. 저 웨건이 없었다면 일처리 속도가 매우 느렸을 것이다. 저기에 퀸사이즈 베드에 베드 프레임까지 옮기느라 형님이 너무 고생해주셨다.


첫 입주가 8월 말이었는데, 7개월 동안 잘 살았다. 그리고 윗집과 헤어진다니 너무 좋았다.


2층이긴 했지만, 어쨌든 훨씬 나은 생활을 하고 있다. 2층도 소음이 아주 없진 않은데, 기존의 집과 비교하면 정말 200배는 나은 선택이었다.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해야하는 말은, 일반적인 미국의 leasing office가 이렇게 도움을 주지는 않는다. 10곳 중 9곳은 '경찰에 연락해라.'로 끝낼 것이다. 왜냐면 이들은 한 번 낚은 물고기면 미국 내 법이 허락하는 선에서 나태하게 일하기 때문이다. 난 진짜 메일로 온갖 (시체말로) 개지랄을 떨었기에 (심지어 만약 이 메일로도 통하지 않는다면 나는 enjoyment를 보장하는 미국 주택 거주법에 따라 적합한 lawsuit으로 페널티 없는 early termination을 진행할 것임을 통보한다라고 했다.) 도와준 것이다. 따라서 하나의 조언이 있다면, 웬만하면 아파트먼트는 탑 플로어로 가라.
아무튼 짧게 끝낼 수 있는 한 에피소드였지만, 이 공포스롭고 기괴하고 번거로운 과정이 무려 2달동안 지속되었다는 말로 마무리.



한글 활자로 이루어진 책 중에서 밀리의 서재에서 읽을 수 없었던 두 책, '향수'와 '핏빛 자오선'을 J. W.가 보내주었다. 그리고 다른 책들도 기부해준 H. M.에게 감사를.



날이 좋았다 (1)


날이 좋았다 (2)



미국에서 유행 중인 것들을 도전. 왼쪽은, 원래 원조는 칠리스의 치즈스틱인데, 이를 모방해서 Dave's hot chicken에서 나온 치즈 스틱. 가운데와 오른쪽은 북미 한정으로 나오는 라벤더 라떼와 코코넛 콜드브루. 둘 다 한 번쯤은 트라이 해보는 게 좋았다.





이때가 딱 이사가 끝난 (화요일) 주의 목요일 이었어서, 한껏 예민해진 순간 + 내일(금요일) 미팅 발표였었던 차라 우울감이 Max였었기에 vent를 하고자 나가서 기분전환을 했었다. Y. N., 그리고 J. L.에게 다시 한 번 또 감사를..

새로운 그룹사진을 찍었다.

날이 좋아서 밖에서 책을 1시간 정도 읽었던 날. 읽은 책은 <향수>. 한 번 읽어보시길 추천.



시카고 햄버거 맛집 <빌리 고트 태번>에 왔다. 가운데 사장님이 나를 보고 안녕하세요 라고 해줬다. 니하오가 아니라서 좋았다. 근데 어떻게 아셨을까.
이건희 회장이 돌아가시고 모아놓았던 개인적 소장작들이 국중박에 기증되고 난 후, 국중박에서 세계 순회를 해서 그 작품 일부들을 전시하고 있다. 이번 턴은 운이 좋게 시카고였기에 바로 달려갔다.











개인적으로 이중섭의 작품, 특히 <황소>, 그리고 <인왕제색도>, <십장생도>!!!, 그리고 위의 <오방오제위도>가 인상깊었다. 오길 잘 했다.




한껏 돌아다니고 난 뒤 나올때 날이 너무 좋았다.

어쨌든 기분 좋게 vent를 끝내고 다시 사우스벤드로 복귀.
이 많은 일들을 미리미리 말을 했으면 좋으련만, 연구때문에도 바쁜데 층간소음으로 너무 심한 고통을 받아서 블로그에까지 네거티비티를 옮기고 싶지는 않았다. 아무튼 내 일상은 이랬다. 여러분도 무탈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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