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포스트는 2025년을 마무리하는 <미국으로부터>시리즈가 되겠다.
글 작성일 (12/26) 기준 1-2주 전에는 LA-요세미티-샌프란시스코에 7박 8일 여행을 갔는데, 그 후기와 경험은 14편에 소개하고 싶고, 12편 이후, 그리고 여행 이후의 짧은 소감에 대해서만 좀 언급하고 차분하게 마무리하려고 한다. 여기는 12월 24일부터 1월 4일까지 University holiday라서 출근을 하지 않아도 된다. 난 일부 출근을 할 것 같지만..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

아무튼 장난이구요.
2025년은 절반을 약간 넘은 시간은 포항에서, 절반을 약간 채우지 못한 시간은 미국에서 보내며 양가적인 감정을 가질 수 있었던 혼돈의 시간이자 귀한 경험의 시간이었다. 2025년 전반을 반추하기 전에, 저번 포스트부터 현재까지 어떤 생활을 했는지 잠깐의 기록을 해본 다음 짚어보고자 한다.


이 날의 그룹 미팅에는 12월을 마지막으로 그룹을 떠나는 Matt의 마지막 그룹미팅이 있었다. 정말 어려운 실험들과 Novel한 재료를 합성을 하며 ACS Nano 페이퍼도 작성하고 나가는 친구인데, 임용보다는 기업을 취업하고 이 연구실을 떠났다. 임용은 한국이나 미국이나 여러모로 둘 다 힘든 것 같다. 아무튼 정말 똑똑한 사람이다. 배울 점도 많았다. 영어가 정-말 빠르고, 어휘도 심상치 않은 친구라, 대화를 많이 해보지는 않았지만 내가 영어를 배울 때, 가장 주의를 기울이며 배웠던 친구다. 벌써 그리울 듯 하다. (안 친했잖아.)

실험 기다리느라 월급 루팡을 좀 하고.. 여담이지만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은 거의 5-6년만에 다시 읽는 듯 한데, 그때 읽었던 감상과 지금의 감상이 사뭇 다른 점이 신기하다. 물론 최근의 감상이 더 긍정적이다. 카프카의 <성>, <소송>도 읽었다. <소송>은 다소 소화하기 힘든 면이 있었지만, <변신>을 읽고 나니 카프카의 문체에 조금은 더 쉽게 스며들 수 있었기에, 큰 문제가 없었다. 세 소설 모두 추천한다. 다만 역시 유명한 데에는 유명한 이유가 있었더랬다. <변신>의 기괴함과 충격은 <성>과 <소송>의 걸출함을 뛰어넘는 무언가가 있었다.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었던 노터데임대 주변의 한 한인 교회. 좋은 사람들도 많고, 여기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내가 만난 사람의 풀을 조금씩 더 넓힐 수 있었다. 마음의 안식도 된다. 저때는 눈이 너무 많이 내렸어서, 저 정도의 눈사람을 만들기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누가바 메로나 비비빅 최애성애자로서, 비비빅과 메로나는 최근에 먹은 적 있어서 누가바를 한 팩 샀다. 야호!


포항을 떠난 이후로 먹어보지 않았던 김밥을 여기서 먹으니까 눈물이 다 날 뻔 했다. (나지는 않았음) 트레이더조에서 파는 7.99달러 김밥보다 훨씬 나았다. 물론 4천원따리 고봉민 기본 김밥이 베스트다.

이 연구실에서 죽이 잘 맞게 붙어다니는 착한 두 대학원생 Emily와 Bernice 라는 친구가 커피러스크를 만들어주어서 커피를 내려서 같이 먹었다. Thanks to them.


이 날은 White Elephant 선물 교환 데이였다. 약간 미국에서만 있는 크리스마스 전야제 선물 교환식, 우리나라에서는 일종의 마니또 같은 행사이다. 20-30불 하는 선물을 기준으로각자가 포장하여 싸온다. 그 다음 참여 인원 수 만큼 숫자 번호가 몰래 적힌 종이를 뽑아 순번을 정하고, 1번 순서부터 차례로 선물을 고른다. 이때 n(>1)번 순서의 사람이 1 ~ (n-1)번 순번이 골랐던 선물 중 하나를 뺏어올 수 있으며, 뺏긴 m번 순번의 사람은 다시 선물을 고르거나, 자신의 순번을 제외한 1 ~ (n-1)번 순번의 사람 선물 중 하나를 다시 뺏어올 수 있다. 나도 한 번 뺏겼다. 내가 최종적으로 받은 선물은...


빵처돌이로서 마음에 드는 선물이라고 할 수 있다. 내가 준비했던 선물은 시나몬 향이 나는 시나몬 롤 모양의 캔들이었다. 위에서 마지막 그룹미팅 발표를 준비한 Matt Sis가 가져갔다.
이 날은 유독 택배가 많았던 날이다. 이 주로부터 다음 주는 샌프란시스코의 일주일 여행이 잡혀있었고, 돌아오자마자 크리스마스 시즌 연휴라서 아마존 택배 배달도 어려웠을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식당이나 학교, 관공서도 웬만하면 문을 닫는 시즌이기 때문에 미리 식료품이나 물 등을 구매하기도 했었고.. 가장 큰 기대는 한국에서 또 J. W.가 한국 원조 물품을 친히 선사해서 보내줬기 때문이다. 저번 1차 원조보다 약 3 kg 정도 증가한 18 kg(미친!) 분량이었다. J. W.에게 다시 감사의 말을 전한다.





위의 침교동은 좀 많은 이야기가 있다. 너-무 갖고 싶은 너-무 킹받는 침교동 인형을 당췌 미국에서 구할 가능성이 없었기 때문에, 미리 무신사 스토에서 본가로 보내놓고, 언젠가 한국에 들릴 일이 있으면 그때 가져가려고 했었다.
심지어 미국에서 무신사를 열면 무신사 US로 열려서, 내가 애플 계정을 한국으로 설정해놓으니 겨우겨우 한국 무신사로 열렸다. 이렇게 본가로 보내놓고 동생에게 잠시 자기 방에 놓아달라 부탁을 했는데, J. W.가 2차 해외 원조전을 실시한다고 하지 않겠는가.. 그녀를 괴롭히고 싶진 않았지만, 부득불 내 동생을 루트로 삼아, 나 -(무신사)-> 동생 -(택배)-> J. W.로 택배를 부쳤고, J. W.가 원조 물품 사이에 내 침교동을 넣어주었다. 고맙다 동생아.. 그리고 고맙다 J. W.야..





2025년 8월 18일 미니애폴리스를 기점으로 미국에 당도했으니, 4개월을 조금 지난 시점이다. 뭔가 많은 걸 배운 것 같진 않고 조금 경험했다 수준인 것 같다. 더 많은 걸 배우고 싶다. 이쯤되니, 가끔 인스타 릴스를 보면 나오는 '미국 3개월 살고 미국 오래 산 척하는 캘리걸' 같은 주제로 개그를 하는 릴스가 생각난다. 미국 3개월은 정말 뭐 아무것도 못 배웠을 듯 싶다. 한 최소 2년은 살아야 미국 문화를 많이 알게 될 것만 같더라. 물론 내가 완전한 중서부 시골에 있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순간순간 필요한 영어를 즉석에서 뱉어낸다거나, 미국의 문화 (예를 들면 위의 white elephant event, 또는 bar crawl...)에 거리낌없어지는 순간들. 지금은 그래서 즐겁게 배우는 편인 듯하다.
이제 이들을 뒤로 하고 샌프란시스코 여행을 떠나고자, 내 거주지에 가장 가까이 있는 사우스벤드 공항으로 가서, 먼저 텍사스를 경유해 LA로 가는 비행기를 타고자 했다. 아침 7시 비행기였어서 좀 일찍 일어났어야만 했다.



여기서부터의 여행 후기는 다음 편에서 후기를 남겨야 글 정리가 잘 될 것 같다.
일주일 정도의 여행을 떠나고 돌아오니 12월 23일 밤 6시 쯤이 되었다. 지친 마음으로 짐 정리, 세탁, 샤워 등을 하고 곯아떨어지니 금세 24일, 25일이 다가왔다.


크리스마스는 한량같이 보냈다. 뉴욕을 가고자 했었는데, 비행기값부터 숙소값까지 버틸 재간이 나진 않았다 ㅎ. 5월에 날 좋을때 다시 들려서 M. K.도, E. K.도 다시 만나면 좋을 것 같았다 (안 물어봤음 아직..)

깨알 운동으로 하루 마무리.
아무튼 이 좌충우돌로 가득찬 1년을 반추해보니, 난 좋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내가 이들 사이에서 많은 점을 빌어먹고 살고 있었다는 점을 다소 망각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으로 우매했다. 2025년의 1월부터 2월까지는 디펜스 이후로 포닥을 결정하는 기간이었어서 매우 싱숭생숭했다. 사실 그간 받았던 산학장학금을 처음으로 뱉어내니 억 단위의 돈을 뱉어내게 되었고, 포닥 결정을 다소 늦게 했기 때문인지 (미국 유학 가기 전 참고) 그 결정 이후로 지도 교수님과 계속 상의해서 지원 학교를 리스팅하고 추천서를 받느라 좀 바빴다. 2월부터 5월까지는 갖가지 인터뷰, 그리고 기업과제로 인해 좀 바빴는데, 기업과제는 엄청나게 집중을 한 것은 아니었어서 랩 후배인 S. K.와 T. J.에게 조금 미안한 감이 많다. 5월 말 부터는 진짜 비자 준비 때문에 너무 바빴고, 비자 일정을 거의 잠을 자지 않고 새로고침을 하면서 두 번이나 당겨 (거의 한 달을 당겼다.) 비자 준비부터 비행기 예약까지 너무 서두르느라 기억이 나지도 않는다. 그 이후의 일상은 <미국 유학 가기 전>편과 동일.
이들을 마무리 하면서 포항과, 한국 내 여러 친구들을 만나면서 신변을 좀 정리하고 마지막 만남을 하느라 바빴다. 30줄에 접어드니, 어떤 말을 해도 기어이 마무리되는 인연이 있고, 아무 말 하지 않아도 그대로 이어지는 인연이 있다. 이를 감각적으로 깨닫는 것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난 이를 느끼는 편이다. 그래서 그런지, 마무리될 인연들에게는 내가 편지를 남겨서 보낸다. 이후에는 어떤 연락을 해도 서로 좀 무거울 방법론이라는 걸 느끼기 때문일까. 어떤 말을 하지 않아도 어색하지 않고 이어지는 인연들은 아직도 카톡이든 인스타든 연락을 계속 해온다. 한국에 다시 들릴 날이 언제일 지는 모르지만 그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며, 또 마무리될 것 같은 인연도 한 번의 술은 떠봐야 할 듯 하다. 또 어떻게 될 지 모르는 게 인생 아닌지.

위 짤은 작성일인 오늘 얻은 귀한 짤이다. 나이 먹으니까 별 고민 안하고 한 번 해보고, 후회를 하든 하지 않든 경험해보고 결과를 남기는 것이 승자인 것이라고 깨닫게 된다. 어쨌든 앞으로 나가야한다. Vamos!
너무나 인생의 이동수가 많았던, 한 해를 정리해보며 올해의 XX에 관해 짧게 정리하고 마무리하고자 한다. 모두 따뜻한 연말 보내시고, 날 잊지 마라.
올해의 귀인 (및 그룹) TOP 7
- 1. 학부 시절 처음부터 나와 같이 한, 생각만하면 한국이 그리워지는 내 트리오, J. S., J. O, 그리고 S. L.
- 2. 2025년 가장 나를 자주 만나준 나의 최애, 타락한 나의 구원자, J. C. 그리고 두 사람, M. G., J. O.
- 3. 한국에서부터 나를 응원해주고 정신적으로도 많은 조언을 해준 철강의 딸, S. K. 누나
- 4. 날 비리얼의 세계로 초대해주고, (밤티나는 나이차에도 불구하고) 어그로를 잘 받아주는 전 랩 후배 S. K.
- 5. 포항을 떠나기 정말 마지막 전에 자주 만나면서 날 응원해 준 세 사람, K. C., S. L., 그리고 S. L.
- 6. 뉴욕에서 하루를 온전히 할애해주고 날 투어해준, 그리고 friendsgiving을 선사해준 M. L.
- 7. 한국에서 미국까지 수많은 원조를 해준 J. W.
올해의 여행지 TOP 3
- 몬트리올과 퀘벡
- 뉴욕
- 요세미티
올해의 맛집 TOP 3
- 밴쿠버의 Oyster bar, <Coast>
- 시카고 피자집, <Giordano's>
- 뉴욕 피자집, <L'industrie Pizzeria>, West Village
올해의 유튜버 TOP 3
- 침착맨
- 서재로36
- 민음사TV
올해 들은 노래 TOP 3
- Mina Okabe - <Every Seconds>
- 캔트비블루 - <take it anymore>
- NewJeans - <Attention>
올해 본 영화 TOP 3
- 왕가위 - <화양연화>
- 이치카와 준 - <토니 타키타니>
- 이와이 슌지 - <릴리 슈슈의 모든 것>
올해 읽은 책 TOP 3
- 헤르만 헤세 - <싯다르타>
- 알베르 카뮈 - <이방인>
- 알베르 카뮈 - <전락>
올해의 대상
- 미국 시간대를 친절히 맞춰주고, 원조를 해주고, 날 웃겨주고, 걱정하게 해준 우토리의 누나, J. W.
'I. 미국으로, 미국에서, 미국으로부터 > I-III. 미국으로부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미국으로부터 - (15) (0) | 2026.02.24 |
|---|---|
| 미국으로부터 - (14) (1) | 2026.01.25 |
| 미국으로부터 - (12) (9) | 2025.12.07 |
| 미국으로부터 - (11) (1) | 2025.11.09 |
| 미국으로부터 - (10) (3) | 2025.10.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