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 요리왕 Y. J.을 만나고 난 이후 파스타를 도전해보고 있다. 비싼 외식가격을 무찌르기 위해서는 요리를 무조건 할 줄 알아야하기 때문이다. 이번 편은 그러고 싶지는 않았지만 뭔 하루가 먹다가 끝나네임.


대충 엄청난 실패를 하진 않은 것 같은데, 더 열심히 해봐야겠다. Y. J.은 칭찬해주지 않았다.
오랜만에 좋은 인연의 방문이 있었다. 다른 도시와는 다르게 차가 없으면 살기 힘든 도시이기도 하고, 주변에 즐길만한 무언가가 없다 보니, 그저 집-학교-헬스장 뿐이었던 루트였는데, 하나의 흥미로운 인생 에피소드가 생긴 셈이다.

애틀란타에서 비행기를 탄 것도 아니고 렌트카를 통해 여기까지 달리다니. 대충 분을 버림해도 10시간인데, 난 상상도 못할 체력이다. 포항을 떠나기 전 8월 초에 만난 형인데, 또 간만에 만나니 반가웠다. 이 타지에서, 이 긴 시간동안 모국어를 써본 것이 얼마나 오랜만인지.

한국에서 이 형이 올때 좀 부탁했던 물건들이 있다. 나의 영혼 나의 사랑 나의 안식처 과자들..


내가 가장 좋아하는 한국과자인 약과와 딸기송이.. 가장 최근에는 말차송이가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 나한테 약과와 딸기송이와 말차송이를 준다면.. 당신은 나의 best friend.... 지금 저 딸기송이는 아까워서 하나 먹고 나서 다음 박스를 까지 못하고 있는 상황.

무려 내 손으로는 할 수 없는 (현재는) 짬뽕을 해주겠다고 해서 그냥 기다리고 있다. 어차피 내가 저기에 끼어들어드는 순간 그냥 방해임.






아무튼 맛있게 짬뽕을 먹었다. 그의 도움이 없었다면 여기 사는 한에 먹지 못했을 음식이 아니었을까?

아침에 일어나보니 차려진 돼지고기 간장볶음과 고추장애호박찌개.. 그는 우렁각시 그 자체였다. 사육당하는 느낌이어서 좋았다.
이 주간은 노터데임대에서 풋볼경기가 열리는 게임데이였기 때문에 주변을 둘러보고 북적거림을 느껴보고자 했다.



게임 데이 주간에는 사람이 원래 많기는 한데, 이렇게 많은 적이 있었던가 싶다. 사실 이 글을 쓰는 주간이 한국판 연고전에 대응하는 노터데임대-USC 풋볼게임이 있고, 저 주간에는 그정도의 라이벌리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 새삼 좀 신기했다.
이 날에는 집에서 각자 일을 처리하다가 하루를 보냈다. 게임 데이 주간에는 주차가 정말 힘들기 때문에 차를 빼버리면 밤새 내내 비어있는 파킹 랏을 찾으러 떠나야했기 때문. 다음 날에는 오대호 근처에 있는 뉴버팔로에 들러 해변을 즐기고자 했다. 2시간 정도 달리고 나니 맑은 바다와 같은 호수를 볼 수 있었다. 얼마나 호수가 크면 (대한민국보다 크다), 호수에 조석력에 의한 파도가 친다. J. O.는 굳이 호수를 맛보더니 "야 안짜!" 라고 외쳤고, 이 말에 궁금해져서 나도 맛봤다. 진짜 담수다.






맑은 바다와 푸른 하늘을 즐기고 나니 주변을 둘러보고자 했다. 해변의 벽을 쳐두었던 돌 중 하나가 큰 시멘트였나보다. 시멘트에는 약 30년을 걸쳐서 깎이지 않은 사랑의 프로포즈가 하늘을 향해 여전히 고개를 들고 있었다.

마음껏 해변과 햇볕을 즐기고 나니 배가 고팠다. 근처의 버거집에 들리고자 했다.




예상보다 프라이와 버거 모두 맛있었다. 이 집의 트레이드 마크는 로고였던 개구리였다. 개구리가 최애 동물은 아닌데도 불구하고 개구리가 너무 귀여워서 기념하는 겸으로 티셔츠를 샀다. 실험실에 입고 가기도 했다. 그냥 귀여우면 끝난거라고 생각한다.



다른 날에 찍은 사진인데, 어차피 여기서 패션쇼 할 것도 없고 그냥 귀여워서 입고 다녔음
이후 돌아오는 길에 노터데임에 하나 있는 코스트코에 들려보고자 했다. 내 생애 첫 코스트코였다.

코스트코에서 여러 물건을 구경하다가, 히비키에 눈길을 주었다. 원-달러 환율이 많이 나빠진 것도 있지만, 저 정도면 원래 통상적인 환율(약 1270-1300원)으로 치면 약 95,000원 수준이고 현재의 1400원 정도 환율로 치면 102,000원 정도이다. 히비키 재패니즈 하모니가 데일리샷 기준으로 약 15만원, 면세점 기준으로는 약 138,000원 정도인걸 고려하면 정말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저것 말고도 발베니 12년산도 거의 55달러 정도에 팔길래 쟁여놓았다.




첫 코스트코 피자를 사보았다. 정말 피자가 컸다. 그리고 생각보다 맛있었다. 엄청 짠 것만 제외하면. 한 판을 사서 J. O. 형님과 맥주를 곁들이며 약간의 이야기를 했다. 차가 없어서 들리지 못한 코스트코였지만 가격이 너무 좋았다. 특히 술, 돼지고기, 과일, 빵이 정말 가격이 좋았다. 차를 얼른 구비해야지..

원래 점심은 트레이더조에서 샐러드를 한 팩씩 사놔서 까먹는데, 이 날은 1층에서 세미나 겸 런천이 열린다고 해서 단백질을 마구 담아 보충을 했다. 대학원생과 포닥은 공짜 점심에 몰리는 일종의 초파리..

게임 데이가 있는 주간이면 이렇게 귀여운 그래피티들이 깔린다.
본격적으로 실험을 진행하기 위한 시약을 만들고 있다.


코아세르베이트 샘플을 여기서는 처음으로 만들었다. 심플한 논문을 하나 빠르게 쓰고 싶다.

재밌다. 역시 그냥 몸 갈아서 실험하는 게 적성인 듯 하다. 코딩으로 엉덩이 싸움 하는게 진짜 고역이었음.

곧 할로윈 이라고 학생회관 빌딩에 이런 귀여운(..) 해골이 있었다.


할로윈이 슬금슬금 보인다는 건, 가을이 오고 있다는 방증이다.

종이책이 너무 비싸서(한국어 버전), 밀리의 서재를 구독하기 시작했다.

처음 읽는 책은 알베르 카뮈의 <반항하는 인간>. <시지프 신화>를 미리 읽지 않았다면 먼저 읽어야 반항하는 인간을 이해할 수 있다. 가장 어려운 두 책이다 보니, 이들을 다 읽고 나면 <결혼>, <여름>을 읽어야 할 듯 하다. 시지프 신화도 어려웠는데, 반항하는 인간도 생각을 좀 많이 하고 읽어야 해서 시간을 쏟아야 한다.
여러모로 많은 에피소드가 있었던 주간이었다. 캐나다 여행기도 조만간에 써야할 듯 하다. 뉴욕이나 샌프란 또는 LA에서 포닥 생활을 했다면 아마 주간마다 밖에 나가서 러닝을 하거나 혼자 잘 떠들며 돌아다녔을 듯 한데, 아무래도 차 없으면 어디 못가는 중서부 깡시골이다보니 주말에 특별한 날이 없으면 집에 그냥 있는 듯 하다. 시카고라도 가면 재밌으려나? 이번 달 말에는 best friend S. K. 부부를 만나러 밴쿠버에 간다. 기대기대하는 중. 밴쿠버로 가는 길에는 <이방인>을 들고 가려고 한다.
여러분들도 다음 글이 올라올 때 까지 건강하게 지내시길 바라며, 요즘 빠진 책/영화/노래/미디어 하나씩 던지고 마무리..
<책> 모옌 - '개구리'
<영화> '애프터 양'
<노래> Tate McRae - 'TIT FOR TAT'
<넷플릭스-미드> 태풍상사
<유튜브-미디어> 크라임씬 제로 코멘터리 2편 (https://www.youtube.com/watch?v=6vQOE7Doc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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