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미국으로, 미국에서, 미국으로부터/I-III. 미국으로부터

미국으로부터 - (7)

withgenie 2025. 9. 14. 08:03

하여간, 가장 중요한 한 가지를 남겨 두고 많은 것 들을 처리했던 한 주였다. 

여러 기회를 통해 말했던 한 가지가 있는데, 여기서 합법적인 외노자로 일하기 위해서는 SSN이라는 9자리 숫자가 필요한데, 이것이 없으면 한미조세협약에 의거한 2년 세금 면제를 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이후 해당 주 운전면허를 받는 것에도 제약이 걸린다. 따라서 어떤 일이 있더라도 SSN은 빠른 시일 내로 받아야 한다.
 
Walk-in이 된다고 했지만 사실 예약제로만 운영되었던 내 거주 지역의 SSA의 안내 덕분에 예상보다 7일 정도 SSN의 신청과 수령이 늦어졌었다. 다른 블로그 글에는 2주 정도의 소요 시간이 걸린다고 안내되어 있었고, 나는 생각보다 빠른 영업일 기준 6일만에 수령할 수 있었다.

드디어 받은 SSN

고작 저 종이쪼가리 한 장을 받으려고 내가 이 난리를 피웠나 싶다. 심지어 저 종이 카드는 마치 코팅이 되어있지도, 근사한 종이의 재질도 아니었고 정말 A4에 디지털 인쇄된, 손으로 뜯을 수 있게끔 크래프팅만 되어있는 수준의 질낮은 느낌의 종이었기에 굉장히 사짜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아무튼, 중요한 무언가가 하나 끝났다.
 
SSN을 받고난 다음 학교 인사팀에 방문하여 SSN을 학교 내에 기록했다.
 
그 다음은 한미조세협약에 의거한 세금면제신청서류를 작성해야 했다. 기본적으로 세금면제신청 서류는 Form-8233과 그 attachment라고 하는 부속 서류, 2가지로 제출하는데, 각 학교마다 지도방식이 다를 수 있으니 Tax Treaty Exemption 파트를 학교마다 검색해야한다. 또는 이민국에서 알아서 연락이 올 것이다. 나의 경우에는 이민국과 급여담당팀(FNIS 또는 Controller 팀)과 계속 메일을 주고 받으면서 과정을 명확히 하고자 했었다.

SSN이 없으면 세금 면제 과정이 느려진다.

 
결론적으로, FNIS를 통해 내가 현재 어떤 자격으로 여기에 고용되었는지 여권, 비자, 출입국기록 등의 자료를 메일로 먼저 제출을 해야하며, SSN이 있다면 Form 8233과 부속서류를 동시에 제출하여 시간을 절약할 수 있으나, 없다면 이후에 제출해야한다. 따라서 이 글을 읽고 있으며 포닥을 준비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빠른 시일 내에 SSN을 신청할 수 있는 시각을 SSA에 '예약'해서 일정을 빠르게 잡으시라.

노터데임대에서 규정하고 있는 신청 과정과 서류

 

Form 8233의 초반부 서류.

Form 8233의 경우, 연도가 바뀜에 따라 양식이 약간씩 변화하기도 하고, 답변 방식이 조금씩 달라지기도 하므로, 내가 작성한 내용에 관해서 공유하고자 한다.
 

부속서류에 관한 작성법

부속서류의 경우는 다음과 같이 작성했다. 이 부분은 큰 어려움이 없었다.
 

Form 8233의 Part 1

Part 1의 2번의 경우 SSN을, 3의 경우 한국 내 주민등록번호를 기재했다. 4번은 한국 내 본가 주소를 적었고, 5번은 미국 내 주소를 적었다. 7b의 경우는 당연히 여권번호.

Part 2의 작성 예시

특별할 것 없는 곳처럼 보이지만, 한국이고 J-1비자라면 12b는 제20조 (Article 20)이 적용됨에 유의하자. 11b와 12c는 본인이 계약한 월급을 적으면 된다. 13번의 경우, 난 한국 내 펀딩 또는 사사 펀딩(ex. 풀브라이트 펀딩 또는 개인의 장학금)이 없었기에 공란으로 비워두었다. 14번의 경우 ChatGPT의 도움을 받아 작성했는데, 따라서 적으시면 될 것 같다.

마지막 파트들

이 마지막 파트의 경우 서명과 일자만 적으면 되고, Part 4의 경우 급여담당팀에서 작성하는 파트이므로 손대지 않아도 되었다.
 
이 파트를 언급하면서 Part 1의 "Date of Entry into the US"에 관해 언급하려고 하는데, 미국의 한미조세협약 기반의 세금 면제 조항은 '입국 당시 일자'기준 2년이고, J-1비자 상의 업무 시작일은 상관이 없다. 따라서 해당 Form 8233과 나의 경우, 2025년 8월 18일부터, 2026년 8월 17일 까지 나오는 급여에 대해 연방세와 연금이 면제되는 것이다.
 
따라서, 나는 2025년 9월 1일부터 2026년 8월 31일까지 일하기로 계약을 한 상태인데, 중간에 1년 연장을 하여 이곳에서 포닥을 총 2년 정도 하기로 생각한다면, 그 다음 계약을 2026년 9월 1일부터 "2027년 8월 17일" 까지 하기로 계약하지 않는다면, 역년(Calendar year)기준인 2027년 전체의 기간은 세금이 적용된다. 따라서 만약 내가 그 다음 계약 연차까지 연방세와 연금이 면제되고 싶다면, 머리를 잘 굴려야 한다. 내 기준으로는, "(입국일)+2년-(하루)""2027년 8월 17일"까지로 계약해야만 한다. 여기서 2년을 일할 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래야만 하겠지.
 
Form 8233과 부속 서류를 제출하고 나서, 확인메일을 보냈더니 빠른 시간 안에 답장이 왔다.

역시 애석하게도, SSN 제출이 늦었기에 첫 월급 (난 Semi-monthly로 받기 때문에 월급을 두 번 나누어 받는데, 그의 첫 월급)에는 한미조세협약이 적용되지 못해 연방세와 연금(FICA 및 Medicare라고 한다.)이 공제되었다고 했다.

연방세, FICA, medicare에 관해서 좀 더 명확히 하고 싶었다.

아무튼, 좀 더 명확히 하고자 급여담당팀에 관해서 다음 월급(Semi-monthly의 마지막 월급)에 대해서 명확한 정보를 알고 싶었다.

다행하게도, 두 번째 월급은 FICA와 Medicare가 빠진 채 지급될 것 같고, 이미 공제된 연방세의 경우 내년 4월에, 그리고 이번 첫 월급에 빠진 FICA와 Medicare는 다음 주 내로 환급될 것 같다.

이 과정을 할 수 밖에 없는게, 내가 받는 월급 기준으로 모든 세금을 떼고 나면 약 24%의 세금이 공제되버린다. 여기서 연방세 (Federal Tax)와 FICA(Social Security), Medicare는 조세협약 기준으로 면제되는 금액이지만, 주세와 카운티세는 면제되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주민세와 동일한 개념으로 보면 된다. 이것들만 공제되도 난 총 소득의 5%만의 세금이 공제될 것이다.
 
지긋지긋한 서류 더미 속에서 벗어나니, 이제 출근을 하기 시작한 연구실에서 받는 프로젝트의 무거움을 느끼게 되었다. 매튜 교수의 큰 꿈이 있는데, Liquid Handler를 이용해서 최적화된 폴리펩타이드(또는 고분자)를 찾는 과정을 파이썬 코딩을 기반으로 자동화하고, 머신러닝과 인공지능, 그리고 시뮬레이션 계산을 종합하여 약물전달에 효과적인 분자 조성과 구조를 찾고, 고분자 결합 및 결합 해제에 필요한 에너지 한계를 계산해 On-demand형 약물 방출 시스템을 찾는 과정을 하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파이썬을 공부 중이다. 쉬운 언어인 것 같은데, 연습이 많이 필요할 것 같다.

공동연구를 하기 위해 모인 미팅

퍼듀대학교에서 노터데임대로 2024년 연구실을 옮겨온 계산화학 연구실, Brett Savoie 교수님 산하 포닥 두 명과 간단한 미팅 자리를 만들 수 있었고, 이들이 말하는 영어의 대부분을 알아듣지 못했다. 서양인들의 영어는 너무 빠르다. 내가 부족한 탓이겠지만, 아무튼 파이썬을 정말 열심히 공부해야 할 듯 하다.
 
한 주 전체를 파이썬 공부 및 예제 학습을 하고 나서 보니, 이번 주 토요일 (작성일 기준 오늘)에 노터데임대와 텍사스 A&M사이 풋볼 경기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난 내가 풋볼 경기 티켓을 산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티켓 경기 전날의 전야제 행사 티켓을 산 것이었다. 어쩐지 12불 밖에 안하더라. 티켓값의 경우 얼리버드는 200불이었는데, 지금 티켓 리셀 값이 1200불까지 올랐다. 세상에, 이 경기를 이 많은 사람이 보다니. 금요일부터는 텍사스 A&M지역에서 올라온 사람들이 한 무더기로 이 촌구석까지 올라왔었다. 이렇게 사람 많은 것은 처음 봤다.

저 장엄한 크기의 풋볼 경기장을 포함하여 한 시간 정도 둘러보고나서 집에 돌아갔다. 여기서 또 느꼈던 게, 미국은 정말 가족과 연애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 하나로 살아갈 수가 없다. 뭐랄까, 나이가 차기 전에는 여러 사람을 동시에 만나서 '당연히' 내 파트너를 찾고, 그 다음 서른이 되기 전에는 '당연히' 결혼하여 아기를 둘 이상 낳고, '당연히' 평화로운 가정을 꾸려야 한다. 이것이 초저출생으로 인해 일종의 캠페인 수준이 된 한국과는 달리 여기는 오히려 무서울 정도로 '기본 개념이 된 기저 마인드'였다. 모든 이가 가정을 꾸린 채 왔거나, 아니면 커플로 왔어서, 혼자 온 케이스는 나 뿐이었다. 아무튼, 누군가 미국으로 온다면 결혼을 해서 오거나 연인과 같이 오시는 것을 백번 추천한다.
 
한국에서는 잘 하지 못했던 것들을 마구 하고 있다. 특히 한국에서는 시간이 오래 걸려서 가격이 싸도 이베이에서 쇼핑을 하지 못했는데, 여기서는 내가 그동안 사지 못했던 브랜드들을 싼 가격에 이베이를 통해서 좀 주문하고 있다. 중고나라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난 아베크롬비라는 옷 브랜드를 유독 좋아했었는데, 이 브랜드가 한국에서는 거의 전멸이고 미국에서는 알음알음 계속 나오고 있어서 마음에 드는 매물들을 좀 모아두고 있다. H&M, 유니클로에서도 그동안 사지 못했던 옷들을 주문했다.
 
참고로 미국은 옷 값이 한국 기준으로 치면 비싼데, 미국 자체의 물가를 고려하면 싼 편이다. 그래서, 누군가 미국에서 한국으로 유학을 오는데 캐리어 두 개를 꽉 채워서 온다면, 옷들은 좀 최소화 하고 가장 간단한 가을 외투(자기 기준 최애)와 긴 바지만 두 세개 챙기고 나머지는 미국에서 H&M이나 유니클로에서 빡빡 시키면 된다. 빈 캐리어에는 한국 음식으로라도 채우면 된다. 옷을 많이 가져와도 차라리 여기서 사는 게 맘이 편하다.
 
미국에 정착을 하다 보니, 한국에서 미국으로 넘어온다면 내가 추천하는 준비 순서는 다음과 같다: 핸드폰-집-계좌-SSN발급예약. 핸드폰의 경우 한국 내에서 민트모바일을 이용하면 바로 개통되니 거의 식은 죽 먹기다. 겪어보니, 집의 경우 괜찮다면 블라인드 계약도 나쁘지는 않을 듯 하다. 물론 직접 보고 가는게 베스트지만, 2주 전에 미국을 간다면 차라리 그냥 아무 집이나 싸게 계약을 하면 계좌나 SSN처리가 용이할 듯 하다. 아무튼 하우징 투어를 하루 안에는 무조건 마무리를 하고, 이후에는 BoA나 체이스 계좌를 뚫고, 가장 가까운 SSA를 찾아 SSN 발급에 관한 일정 예약을 하자 (예약해야 하는지, Walk-in도 되는지 꼭 SSA에 전화해야 함).
 

근처 세븐일레븐에서 맥주를 한 박스 샀는데, 놀란건 캔의 기본 용량이 355mL 였고, 12병 기준 23달러였다.

한국의 500mL 4캔 13,000원에 비교하면, 미국의 술은 mL당 7.5원, 한국은 mL당 6.5원이다. 물론 미국 평균 물가를 고려하면 미국이 싼 편인듯 하다. 식당에서 스텔라 한 잔 주문하면 보통 7달러에 저녁 팁 20퍼를 받으니, 무조건 집에서 마시는 게 이득이다.

둘째 주가 얼렁뚱땅 넘어가니, 이제 가장 급한 것은 차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차를 사지 못해서 모든 이동 범위가 한정되어 있어서, 내가 여기에 1년을 있든 2년을 있든, 차를 사야겠다는 마인드가 점점 커진다. 근데 반대로 이제 점점 돈이 쪼들려간다. 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미국 생활은 전반적으로 재밌고 다양해서 좋다. 차가 있어야 그 효과가 배로 커질 듯 하지만.

여기는 날씨가 계속 더워져간다. 인디언 썸머같다고나 할까. 한국은 점점 시원해져간다고 들었다. 모쪼록 모두들 잘 지내시고, 설 전까지 안녕히 계시길. 구정에 한국을 들릴 듯 한데, 혹시 시간이 나신다면 연락주세요🥲